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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종단/스팟 정리

알레스카 앵커리지 플랫탑(무스와의 만남)

by 라라씨스타 2022.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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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티어 빙하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알레스카의 여름은 저녁 10시에도 정말 낮 1시처럼 밝다. 여행객들에게 천국.. 

알레스카 앵커리지의 플랫탑으로 하이킹을 하러 갔다.

 

분명히 남편이 플랫탑니까 뭐 별로 안어렵다고.. 경사가 높지 않다고 했는데.. 

어렵다.. 경사 높다.. ㅎㅎㅎ

낮에 빙하 크루즈에서 비를 하도 많이 맞아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터라 사실 경사가 높더라도 보통은 올라가는데 그날 따라 정말 등산을 할 기운이 없었다.. 그래서 중간 지점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다.

그런데 중간 지점까지만 가더라도 이처럼 영화에서나 볼 법한 경치가 나온다. 아바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풍경들이 계속 나와서.. 굳이 위로 안올라가도 되겠지..(못올라간 자의 위로)하면서 남편이랑 사진이나 실컫 찍다가 내려왔다. 

그러다가 만난 우리의 무스님.. 진짜 남편이랑 둘이 이야기하느라고 앞만 보면서 내려오는데 사람들이 서서 우리만 쳐다보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서 걷다가 멈춰섰다.. 근데 남편 바로 옆에 무스가 서 있었다.. 나랑 남편 정말 둔해도 너무 둔한게, 무스가 옆에 있건 없건 그냥 앞만 보고 걸어다니는 것이.. 정말 자연에는 맞지 않는 사람들인가 싶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무스 엉덩이가 보일 것이다.

진짜 무스가 바로 옆에 있는데, 거길 지나가려는 우리를 그냥 바라만 본.. 사람들에 대하여 ㅎㅎㅎ 분노를 가라 앉히며 다시 내려가려는데 그 무스님.. 산책로에서 산책을 하시기 시작하셨다.. 너무도 느리게.. 한걸음 걷고 먼산 한번 쳐다 보고, 한 걸음 걷고 풀 한번 먹고.. 와.. 나는 무스도 산책로를 좋아하는 줄 처음 알았다.. 

 

진짜 사람들 다 못내려가고 저렇게 무스 엉덩이 뒤에서 무스 언제쯤 비켜주나.. 거의 30분 넘게 서있었다.. 

너무 답답해서 뭐 동물 우리가 지나가면 되지 뭔 호들갑인지.. 하면서 지나가려고 가까이 갔다가.. 같이 서있던 사람들이 위험하다며 저지해서.. 다시 그냥 그 근처만 배회했다.. 그 때는 무스가 얼마나 위험한 동물인지 몰랐다(나중에 디날리 투어에서 무스가 엄청 위험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가까이 갔을 때 정말 다리 한짝이 내 몸 전체보다 더 커서.. 정말 놀랐다.. 

 

약 40분이 지나고.. 무스님께서 저 엉덩이를 살짝 숲 안으로 집어 넣으셨을 때 사람들과 무리를 지어서 같이 내려왔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저 무스님이 다시 산책로를 또 점령하시기 시작하셨서, 우리가 산책로를 이탈해서 다른 경로로 내려왔다.. 

 

알레스카의 야생을 정말 생생히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 ㅎㅎㅎ 앵커리지에서 여행을 한다면 플랫탑을 다녀오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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